정신적으로 나 몰아세우던 것들 끊어내고
혼자 시간을 정돈하다 보니까

갈 길이 참 많더노
싫으면 안해도 안 죽고
누구의 기대에 못 미치고
그 사람이 날 염려할까
내 욕심 안 접어도 되니까

다시
진로며
뭐 기타등등 다시 다 열렸노

해볼만한 거
설레는 거 늘어났고
예전처럼 참는 대신 그냥 해봤노

망한 거 있지
근데 그걸로 길 틔더노

싫은 거 쳐냈는데
알고보니 좋은 수 였노

소리지르는 회사(돈 꽤 주고 해외 진출할 기회였지만)
좆같아서 정병 올거같아 딱 한번 상호 조절 시도 후 때려쳤고

좆같은 거 다 때려치다 보니까

시급도 안 챙겨주는 간단한 일 시키며 선심쓰듯 말하는 좆같은 집단은 금세 빠져나왔고

개 같이 구는 집단도 촉 채자마자 스르륵 빠져나왔노

예전이라면 버티고 소기의 성과를 위해 견뎠을거노
그 과정에 돋아나는 코르셋과 스스로를 향한 억누름은 어쩔 수 없다고


설레지 않는 물건 버려나가듯이
삶에 설레지 않는 것들 버리다 보니

예전에 뭐든 다 좋아 난 picky하기 않다고 스스로의 무덤덤함을 장점으로 삼던 나는 어디 가고

어쩔 수 없이 견딜때도
싫어 죽겠지만 어쩔 수 없이 이거 딱 하나만 타협하되 단기간에 무조건 이건 버리고 좋은 패 잡는다지

이거 장점이 많아 좋은 거야 그냥 장단 확실히 구분 안 하고 장점이지 퉁치지는 않더노

견딜 게 생기면 일단 다른 수 찾긴 하게 되더노
이것도 좋아 감사해가 아니라

자연적으로 시행착오가 늘긴 했지만
이게 더 나다운 걸 찾아가는 길 같노

여튼 최근에 취미가 생겼노
시간도 좀 들고 재미는 있노
마음의 안정도 오노
그리고 하고 싶다는 내 마음에 응답해줬노

어려서 하고 싶던 건데
공부 도움 안 된다고
적당히 하고 관두래서 접은 건데
사람들 정리하고
고요한 내 마음으로
취미 삼아 해보니 재밋더노

이 걸로 대성해서 돈 벌자가 아니고
좋아 하고싶어 의무 아니야
가볍게 즐기고 결과물로 같이 같은 취미 보유자끼리 그 부분에 대해 소통하고
좋더노

근데
가끔 이런 생각이 솟는 거노

내가 이럴 시간이 있나?
한시바삐 내 생계와 관련된 부분을 더 발전시켜야 하지 않나

근데
하루종일 설레는 취미 같은 거 다 참고
하고싶어서 생계삼긴 했어도 본업만
그거 하루 종일 하면 질릴거노


나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니까


애초에 내가 복지좋은 나라나
외교가 강한 나라
전쟁위협이 없고
여혐이 이토록 심한 나라가 아니고
앱충이한테 여혐질식된 내가 아니었다면

이 취미에 쏟는 주말의 몇시간에 내가 애초에 자아반성을 하긴 했을까 싶은 거노

잘못된 건
설레는 걸 취미로 성인이 되서 해보는 내가 아니라
이렇게 불안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여성혐오를
실시간으로 좆국어로 이뤄진 모든 매체에서 주입시키는 이 상황이지

설레는 마음 안정되고 정돈되는 취미에 시간 쏟는 내가 아닌 거노

좀만 삐끗하면 넌 뒈진다고 소리지르고 악을 쓰는 이 천박하고 척박한 나라의 문제지

내가 아닌 거노

취미생활 공유하는 소규모 커뮤 탈퇴버튼을 누르고 나가버릴까
그 시간 세이빙해서 더 알차게 살까 하다
그냥 두고 이 글 쓰노

여혐 안 묻고 소통하며 즐거운 취미 공유하는 그 공간 버려가며 살라고 하는 거 너무 좆국같노

날도 선선하던데
맛난 거 먹고 산책 길게 갈거노


새벽에 유투브 보다
보아 일본 혼자 가서 데뷔한 초기
13-14살 때 힘들어서
벽 보고 혼자 대화하고 멘탈 바사삭이었을 때
위로가 되 준 노래가 있다더노

메리크리 울면서 일본 데뷔 10주년에 부르는 영상도 있던데 나중에 인터뷰에서 말하더노
늘 외국인이던 자길 내치던 일본국가에서 메리크리가 매년 겨울마다 들릴 때
내가 이 나라에서 배제된 게 아니구나
이젠 좀 받아들여진거구나
외국인인 내 자리가 이 일본 나라에 있구나 라는 감정때문에 인정받았다는 느낌에 눈물 났다더노

탈조앞둔 년 탈조길에서 헤매며 자기 한계 부수며 성장통 앓는 년들
좆국에서 자기 일터 자리 다지고
비비탄으로 남자 안 묻은 삶 개척하는 년들

가끔 앵나올 때 있겠지만
버티고 내 몫 해내다 보면
타국에서도 인정받게된다잖노

역시 여자는 대단하다이기

보아가 주체적 섹시 한계 있는 거 맞지만
모든 장단점을 먹버해서
우리 인생 우린 탈코로 틔우면 되는 거 아니겠노

보아가 살던 시대보다
우리가 살 지금은 같이 탈코로 더 거세게 싸울 년들이 더 늘어나니까

Time will tell 가사가 진짜 힘 되더노
코르셋도 심하지 않고 가사도 건강하노

설레고 새로운 도전 앞에 망설이고 한계를 깨기 위해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는 여자들에게 empowering 될 거노


https://youtu.be/KoULpESuW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