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선물받은 책 한권이 있다. 

제목은 '스무살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인데, 그 때 선물받고는 책장 한 곳에 꽂아놓고 펴본 적이 몇 번 되지 않았었노. 

작년에 탈집하면서 아예 다시는 돌아갈 생각 않고 나왔던 거라.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옷, 책, 소유물 등을 기준에 따라 대부분 버리고 아주 적은 수 약 5%이하만을 챙기가 나가기로 했다. 

 

정리할 때 참고했던 기준은

'정말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버려라' 였는데, 그 당시 내 정신상태도 미래에 대한 계획도 모든 게 불안정했기 때문에

소유물을 많이 들고 다니는 게 중요하지 않았었노. 

 

그래서 정말 모든 걸 다 버렸다. 

근데 책을 정리하면서 약 10년 전에 선물받았던 저 책 하나를 버리지 못하겠더노.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책을 읽으면서 충격을 몇 번 받았고 그 충격 때문에 저 책을 버리지 못하고 탈조 나라까지 들고 왔다. 

한국 책 다 버렸지만 저거랑, 여자들은 왜 같은 질문을 받는가 하는 책 두권만 딱 들고왔다. 

 

나는 '충격' 이 받고 싶었다. 

사는 내내 바보같은 것들에 둘러싸여서 살아서, 건강한 충격에 대한 갈망이 매우 컸는데

저 책 제목은 뻔하게 들릴지 몰라도 내용은 뻔하지 않았다. 

 

일화 중 충격받았던 거 하나 말해주자면, 

저자는 스탠포트 대학 교수인데 저 책을 쓴 이유가 20살이 곧 될 자기 아들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기 자식을 위해 책을 쓰는 모부라니, 일단 충격이었다. 

그리고 어려서 아이를 키울 때 항상 아이와 했던 게 '협상' 이었다고 한다. 

내가 이것을 줄테니 너는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식으로 아이를 양육 할 때도 항상 협상을 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충격이었다. 

 

너련들이 가끔 금수저 집, 금수저 교육에 대해 충격받았다고 글 올리는데 나는 그런 류의 글을 제일 좋아한다. 

왜냐면, 쉽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정보중에 '충격'받을 만큼 흥미로운 건 흔하지 않다. 

금수저 즉 소수의 특권층이 공유하는 이야기, 가치, 생활습관, 양육방식 같은 건 정말 흥미롭다. 

 

이 책의 저자도 당연히 특권층이니 자기 아이를 양육하는 방식도 남달랐겠지.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그 때 아직 머국에 있었는데, 머국 카페 한 곳에 앉아 저 책을 읽으면서 너무 억울해서 엉엉 울었다. 

도대체 나는 어떤 환경에서 자라온거지?

그 환경에서 받은 영향으로 나는 또 어떤 바보같은 선택을 하게 되는 걸까?

과연 내가 벗어날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억울하고 앞으로 버티며 살아갈 내가 불쌍해서 엉엉 울었노. 

 

여튼! 각설하고 

그래서 이 책을 버리지 못했다. 

지금은 나에게 온전히 와닿지 않지만, 언젠가 내가 여유를 확보하고 나면 저 책이 다르게 읽히지 않을까?

그러면 나도 저 책의 저자가 제공하는 수많은 아이디어나 이야기 중에 하나라도 내 삶에 적용해서 변화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노. 

 

책을 읽을때 그냥 슥슥 눈으로만 읽다가, 

요즘은 kindle이라고 영어 책 앱을 다운받아서 거기서 샘플로 책을 읽는 편인데, 저 책을 영어로 읽다가 

저 다큐멘터리를 찾게 되었노. 

저 다큐의 존재는 처 책을 처음 들여다봤을 때부터 알긴 알았지만 직접 찾아서 볼 생각은 안했노. 

그냥 번거롭고, 뭐 대단할까 귀찮기도 했었노. 

 

근데, 조금이라도 좋으니 내 삶에도 변화나 충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되었노. 

주소는 다음과 같노. 

https://vimeo.com/125397870

 

이 다큐는 10년 전 것이지만, 나오는 인종도 성별도 다양해서

지금의 내가 머리속에 얼마나 오래전 세계에 갇혀 있었나 싶었노. 

세상은 이미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인종들이 활약하며 재밌는 것들을 만들어 내며 살고있어왔는데

나는 내 머리속에 작은 경험 안에 갇혀서 살아온 거 같노. 

 

이제라도 조금 나오고 싶었노. 

그러기에 창의성, 개발, 과학 등의 키워드가 흥미롭고 재밌어서 조금씩 찾아보고 있노. 

너련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